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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반주/발레반주-멘토 인터뷰



2014년도에 <에듀클래식>과 인터뷰했던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용반주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래요:)


#무용반주 란 무엇인가요

무용반주란 무용에서 필요한 음악을 연주하는 기악 반주를 말합니다, 보편적으로 피아노를 사용한 무용반주는 주로 발레 클래스에서 이루어 집니다. (현대무용 클래스에서는 피아노 뿐만 아니라 드럼이나 퍼커션 같은 타악기, 한국무용 클래스에서는 장구로 반주가 이루어 지기도 하죠.) 저는 발레 반주를 하고 있기 때문에 발레 반주에 대해서 말해 볼까 합니다. 발레 무용수들은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 레퍼토리 연습뿐만 아니라 매일같이 “발레 클래스”라는 워밍업 개념의 연습을 진행합니다. 이 클래스에서는 발레에서 기초가 되는 동작들을 연습하게됩니다. 자신의 테크닉을 점검하거나 보완하면서 서서히 가장 춤추기 적합한 단계로 몸을 만들어 가죠. 모든 동작은 작은 움직임에서 서서히 큰 움직임으로 이어지며 신체의 근육들을 점차적으로 이완, 강화하는 순서들로 이루어 집니다.


보통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되고 이때 동작의 순서들은 발레 클래스의 전통에 따라 정해진 Bar work 8~10개, center work 15~20개정도로 발레 마스터의 재량에 따라 매일 새롭게 동작을 조합하여 진행됩니다. 피아니스트는 이 매일 새롭게 조합되는 움직임에 따라 즉흥연주로 발레와 함께 호흡하는 역할을 합니다. 반주자는 각 동작에 따라 알맞은 음악을 연주하며 클래스의 진행을 돕습니다. 적합한 리듬과 템포, 음악적 분위기를 통해 기능적인 역할 뿐만 아니라 무용수에게 음악으로 예술적 영감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도 함께 하는 것이 반주자의 역할입니다.


무용반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해야하나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무용반주 교육기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전문사 과정에 무용음악 전공,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반주과에 무용반주 전공, 국민대학교 무용음악 전공, 한국무용음악협회 발레반주 연수 과정, 성신여대 평생교육원 무용반주 전문가 과정, 이렇게 주로 다섯 곳에서 행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 기관의 연수기간 및 비용이나 차후 활동영역 등을 살펴보고 본인에게 알맞은 곳에서 교육받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한예종 같은 경우 ‘무용반주 전공’에서 ‘무용음악 전공’으로 변경하여 무용음악 이론연구 뿐만 아니라 작곡 활동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고, 한국무용음악협회에서는 발레반주 뿐만 아니라 현대무용반주도 배울수 있으며 현대무용 반주자도 배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무용 공연 작곡자로 참여할 수 있는 실험무대를 제공하여 무용음악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성신여대 평생교육원 같은 경우에는 러시아 스타일의 체계적인 반주교육을 장점으로 꼽으며 해외연수의 기회가 있다는 것이 좋은 점이라 생각해요.


무용반주가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피아노 전공을 준비하였지만, 작은 손과 무대 공포증, 높은 입시 경쟁률 등을 이유로 생각지도 못했던 작곡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이론전공으로요. 갑자기 틀어진 진로에 당황스러웠지만 오히려 음악에 대해 더 넓게 공부하며 미술, 무용 등 다른 예술 분야에도 다양하게 관심을 갖을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그 기회들을 통해 우연히 ‘발레반주’라는 분야를 알게 되었는데, 즉흥연주를 기본으로 하는 발레 반주는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성향을 살리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기에 도전했던거 같아요. 제가 처음 발레 반주를 시작했을때만해도(2004년) 발레반주자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별로 없었을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발레반주 교육기관들도 이제 막 창설되기 시작한 시기였기에 많은 반주자가 배출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남들이 많이 가지 않는 길이었고 그만큼 기회와 가능성이 많을거란 생각에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도전하고 연구했던거 같아요 무엇보다 발레라는 예술에 매료되어 직접 발레를 배우기도 하고, 공연 뿐만 아니라 콩쿠르까지 쫓아다니며 발레라는 예술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거 같습니다. 심지어 파리오페라 발레단, 슈트트가르트 발레단,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비엔나 세계무용페스티벌 등 세계적인 발레단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유럽과 미국으로 여행을 갈 때마다 공연장을 쫓아 다닐 정도로요. 국내 공연들은 물론이구요. 그당시엔 스마트폰이 없었던 시기인지라 발레 DVD와 CD등도 어렵게 구해서 외울 정도로 계속 보고 듣고 했던 것 같아요. 발레를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이 일도 못했을거라 생각해요. 아무리 힘들어도 발레의 매력이 아니었다면 버틸 수 없었을 거에요.

무용반주자가 되면 어디에서 일할 수 있나요

예중, 예고, 대학 무용과, 발레단, 발레 아카데미 등에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점차 피아노 반주를 이용한 클래스가 늘어가는 추세이긴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레 반주자를 채용하는 학교나 단체는 너무나 제한적이긴 합니다. 모든 수업에 반주자를 채용하는 학교나 단체는 적은편이고, 재정상황 등을 이유로 CD로 클래스를 하는 경우가 아직은 많죠. 서울이나 수도권지역을 제외한 지방의 경우는 더욱이 반주자가 활동할만한 환경이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피아니스트와 클래스를 해본 마스터들의 부재도 한몫 한다고 봅니다. 그동안은 CD가 편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경험많고 실력있는 반주자의 부재도 이유일수가 있구요.​ 다행인것은, 점차 경력이 쌓이고 실력있는 반주자들이 늘어나면서 라이브 음악과 호흡하는 발레 클래스의 가치가 높이 평가 받고 있으며 반주자 수요가 조금씩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좋은 발레 반주자들이 많이 활동할 수 있도록 각 예술학교나 단체에서 반주자를 적극 수용하여 라이브 피아노연주와 함께하는 기회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무용반주자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발레 클래스에서는 무용수의 움직임이 곧 악보이고 음표입니다. 그러다 보니 음악을 들으면 무용수의 움직임이 상상되기도 합니다. 이전엔 음악을 '듣는' 예술로만 느꼈다면 이제는 '보이는' 예술로도 느낄 수 있는 상상력이 많이 개발이 된거 같네요.

실제로 발레 클래스에서 연주하는 음악은 동작에 알맞은 즉흥연주 뿐만 아니라 클래식 레파토리나 영화음악, 째즈, 가요 등도 동작에 맞게 반주자의 적절한 편곡하에 연주하며 수업의 분위기를 이끌어 갑니다. 반주자이지만 지휘자, 혹은 작,편곡자의 역할도 함께 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다양한 장르의 레퍼토리가 쌓이게 되고 다양한 음악을 경험한다는 것이 큰 매력이기도 합니다. 발레 반주자만이 경험할수 있는 것이니까요.

발레 클래스에서 반주자는 무용수의 예술적 감성을 음악으로 끌어낼 뿐만아니라 동작을 보다 더 아름답게 빛나게 하기위해 다양하고 적절한 음악으로 클래스를 리드하기도 합니다. 또한 적절한 타이밍 적절한 타이밍에 반주자가 음악적 센스를 발휘하면 그들의 신체 뿐 아니라 마음까지 움직이는 역할을 감당하기도 합니다.


몸으로 예술을 구현하는 무용수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다보면 그들의 땀과 열정에서 느껴지는 건강하고 활력 있는 좋은 에너지를 전달받아요.이또한 큰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잔근육으로 다져진 무용수들의 아름다운 바디라인과 움직임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가는것도 소소한 즐거움입니다.


무용반주자로서 보람되었던 때는?

춤과의 호흡을 통해 느끼는 예술적 만족감과 무용수로부터 좋은 피드백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것과 같이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음악을 연주할때가 있는데, 예를 들면, 날씨에 따라 감성적인 음악, 그 당시 유행하는 드라마나 영화음악을 연주해준다거나, 무용수의 컨디션이나 클래스 분위기에 따라 보다 더 up된 상태로 끌어내기 위한 리프레쉬 될만한 새로운 음악 등을 연주해줍니다. 그럴때 마다 음악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누군가의 몸과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무용반주자로서 힘든 점을 알려주세요

겉으로 보기엔 발레만큼이나 매우 화려하고 재미있어 보이는 일이지만, 세상의 모든 직업이 그렇듯 쉽지만은 않은 일이기도 해요. 많은 노력과 인내를 수반하죠. 대부분 작업환경이 체계적이지 않고 프리랜서 개념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보수 또한 일에 비해 적다고 생각하는 곳이 많은 편이구요. ​ 또한, 아무래도 일하는 환경이 모두가 무용인이고 혼자만 음악인이다 보니 외롭기도 합니다. 게다가 무용인들은 음악인들과는 조금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거든요. 딱히 뭐라 설명할수는 없지만 함께 그들과 함께 섞이기엔 보이지 않는 벽이 느껴질때가 있곤해요.

어느 곳에서 반주하느냐에 따라서도 음악적 요구사항이 달라지는데, 학교 같이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클래스와 프로 발레단의 클래스의 경우 음악적 스타일이 많이 다릅니다. 학교 같은 경우엔 각 학년의 레벨에 따른 적절한 템포가 있고 음악보다는 무용에 더 맞춰야 하는 경향이 많죠. 반면에 발레단의 경우 워밍업이 목적이기 때문에 보다 음악적으로 분위기를 이끌어 갈수 있는 레퍼토리들이 요구됩니다. 때론 음악적 한계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아무리 즉흥연주를 기본으로 연주한다 하더라도 다양한 화성진행, 리듬패턴 등을 연구하고, 적합한 음악을 찾아 동작에 맞게 연구해야 하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거든요. 늘 비슷한 음악만 연주한다면 본인뿐만 아니라 무용수들도 지루해 해요. 그래서 반주자들은 본인들이 연구한 발레 클래스 레퍼토리들을 본인만의 재산으로 생각한답니다. 늘 새로운 음악 연구에 대한 부담감이 있기 때문에 그냥 악보보고 악보대로 연주해도 되는 클래식 연주들이 그립기도 합니다.


예비 무용반주자에게 하고 싶은 조언을 들려주세요

막연한 “꿈”보다는 자기자신에게 잘 맞는 일인지 살펴보고, 실제로 활동하시는 분들과 교류 및 발레클래스 참관 등의 간접경험 후에 시작하시길 추천합니다. 하지만 정말 꼭 해보고 싶다고 결정하신 분들은 열심히 인내하며 무용과 음악을 빛내주시길 바래요. 무용반주가 단지 무용의 배경음악이 아닌 함께 호흡하며 상호작용을 하는 중요한 역할임을 인지하고 자부심을 갖길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동안 음악을 사랑했던 음악인으로 살아왔던 것처럼, 이제는 무용을 사랑하는 음악인이 되어 많은 애정을 음악으로 쏟아내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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